표류교실 공포물 만화책 결말 리뷰, 아련 감성의 차원이동 초기작

우메즈 카즈오(Umezu Kazuo)는 '일본 만화계의 대부인 테즈카 오사무'의 영향을 받아 만화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뒤 꿈을 이루어 '일본 공포 만화계'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 잡았다.

공포 만화가 '우메즈 카즈오'의 대표작


호러 만화가 이토 준지(伊藤潤二)가 존경했다는 우메즈 카즈오(楳図一雄)의 대표작 <표류교실>... 그 안에 나오는 등장 인물이 나이 어린 '초등학생'들임에도 극의 전반적인 분위기 암울하고, 은근슬쩍 고어스런 장면들도 등장하는 등 스릴러적인 요소가 가미된 공포물로서 큰 존재감을 남긴 바 있다.

한 편으로, 감성적인 측면도 있다. 마음 깊은 곳에선 '가족'으로서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고 있지만, 너무 가깝고 친숙한 존재이다 보니 그날 따라 대판 싸우고 집을 나선 주인공 소년과 그의 어머니... 하필이면 그날이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있는 마지막 날이었다. 사실은 주인공 타카마츠군이 모아 놓은 용돈으로 '사고 싶은 장난감' 안 사고 '엄마 선물인 손목 시계'를 산 거였고, 엄마도 가방 안에 '아들이 원하던 미니카 장난감' 넣어두었던 건데, 그 사실이 서로에게 전달되지 않은 채 아들의 구슬을 버린 일로 크게 싸우고 아들이 등교한 뒤 그대로 이별행.

한 학교가 통째로 사라진 생존재난물


학교에 지진이 일어나서 밖을 보니, 도로도 건물도 사람들도 다 사라지고 밖이 온통 모래와 돌 뿐이어서 어린 학생들이 동요하게 된다. 반장이 성적 스트레스로 다이너마이트 폭파를 시도했는데, 그 충격으로 주인공이 다니는 이 학교만 미래 시점으로 점프하여 '지구가 멸망하기 바로 직전의 시간대'로 이동하게 된 것이다. 학교 밖에 있던 '현재 시간대'의 학부모들 시선에서 보면, 땅이 움푹 패이며 갑자기 그 초등학교만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상황.

초반에 학교 내 아이들이 엄마 아빠 찾으며 크게 소란 피우니까 한 선생님이 "조용히 해! 소란 피우지 마!!" 하면서 안경 부러뜨려 유리 조각으로 그 학교 학생인 자기 아들 팔에 상처를 내면서 "이래도 선생님 말 안 들을래?!" 식으로 학생들 위협하는 장면 나와서 살짝 놀라기도 했었다.(심하게 '아동 학대'스러운데... 공포 만화는 원래 다 이런 겁니까?) 허나 그 장면은 약과에 불과하며, 이 만화엔 더 하드코어적인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정신 나간 어른들의 광기


구조대가 올 거라 믿고 있는 학교 내 사람들. 그 중 급식 담당하는 아저씨 세키야가 빌런이 되어 어른인 선생님들 몇몇 킬(kill)하고, 버틸 수 있을 때까지 '음식물'을 확보해야 한다며 학생들까지 해치고 자기 혼자 빵이며 우유, 감자, 계란 등 먹거리를 차지하려고 욕심 부린다. 중간에 학생들이 가둬 두기도 하지만, 어린애 꼬신 뒤 탈출하여 후반부까지 학생들의 지배자, 독재자 노릇을 하려 드는 세키야...

한 선생의 광기에 또 다른 어른 선생님들도 죄다 죽고 1~6학년까지의 어린 학생들만이 살아남아 '미래 세계'에서 고군분투하는데, 그곳은 독버섯이나 불가사리 뿐 아니라 미래의 '괴상한 동.식물'들이 등장하여 사람을 잡아먹기도 하는 공포스런 세상이다.

차원을 넘어서 소통하는 주인공 모자


6학년인 주인공 '타카마츠 쇼'는 이 세계에서 제법 의연하고 어른스럽게 행동한다. 리더의 자질을 보이면서 저학년생들을 보호하고 지혜로운 행동을 보이는 그를 따르는 무리들도 있지만, 시기 질투하면서 적대하는 무리들 역시 존재한다. '현재 시간대'의 학부모들에게, 사라져 버린 이 학교 학생들은 죽은 걸로 되어 있다.

하지만 중간에 '니시'라는 다리가 불편하지만 영험한 능력을 보유한 소녀가 등장하며, 그녀가 매개체가 되어 타카마츠군이 '현재 시간대'에 있는 어머니와 '목소리'로 소통할 수 있게 된다. 아빠 귀엔 들리지 않지만, 엄마와의 유대 관계가 유난히 깊은 것인지 '미래 시간대에 있는 아들'이 큰 소리로 도와 달라고 외치면 그게 쇼의 엄마 귀에 환청처럼 들리는 상황.

타카마츠 쇼우가 특정한 장소를 지목하며 그곳에 어떤 물건을 넣어 달라고 해서 '현재'의 엄마가 그걸 준비해 가면 '미래'의 아들이 전달받을 수 있게 되는 판타지스런 상황이 펼쳐진다. 그래서 이 소년이 위험한 상황에서 나이프로 악당을 처치하고, 학생들이 단체로 페스트에 감염되었을 때 '현재의 쇼우 엄마'가 대량으로 준비해준 마이신으로 '미래의 학생들'이 죽음을 면하게 되기도 하는데...

쇼우 어머니의 유별날 정도의 모성애는 살짝 감동스런 부분도 있지만, <표류 교실> 대다수의 내용은 공포스럽고 처절하고 괴기스런 생명체들과의 위험한 사투로 채워져 있다. 중간 중간 나오는 몇몇 학생들의 광기도 호러스러워서 역시 '공포 만화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은 과거로 되돌아갈 수 있을까?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가서 괴물처럼 생긴 '미래 인류'를 경험하기도 하는 학생들, 시간의 벽이 깨진 장소로 돌아가 거대한 충격력으로 시간의 벽을 벌어지게 하면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을 거란 가설에 의해 다시 학교 자리로 돌아오게 되는데...

이들은 남아있는 다이너마이트를 이용하여 영험한 능력이 있는 '니시' 주변으로 손을 맞잡고 '같은 염원'을 하는 방식으로 '과거'로 되돌아가려 하지만, 어떤 이유로 돌아가기 싫어하는 학생이 끼어있어 유우짱의 '세발 자전거'만이 과거로 되돌아가고 학생들의 단체 회귀라는 목표 달성엔 실패한다.

니시의 힘이 약해져 있는 상태에서, 이번엔 화산 폭발 진동을 이용하여 가장 어린 미취학 아동 '유우짱'만을 간신히 '과거'로 되돌려 보낼 수 있었던 생존 학생들이 본인들은 그 '미래 세계'에 남기로 결심한다. 자신들은 어쩌면 '인류의 미래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존재', '미래로 뿌려진 씨앗'일지도 모른다 생각하며...

타카마츠 쇼와 그 어머니의 아련 엔딩


타카마츠 쇼의 일기장을 가지고 과거로 간 유우짱은 그걸 쇼의 어머니에게 전해 주는데, 다시 아들을 만날 순 없지만 그가 '미래 세계에서 겪은 일을 적은 일기장'을 읽고 또 읽고 하면서 '아들이 생존해 있음'에 안도하는 어머니...

시종 공포스런 장면으로 진행되지만, 쇼와 그의 어머니가 결국 만나지 못하게 되는 대목에서 어쩐지 아련한 정서가 밀려왔다. 초반에 심한 말 해대며 큰소리로 싸웠지만 '말'만 그렇지 '마음'으론 그 누구보다 서로를 위하는 모자지간이었는데, 결국 다시 만나지 못하게 되다니...

우메즈 카즈오(うめず かずお)의 만화 <표류 교실>의 '지구가 멸망하는 미래 시점'에 괴상한 식물과 괴물 같은 동물들이 등장하는 걸 보면서 미야자키 하야오의 만화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속 거대하고도 이상한 식물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런 거대 동식물들은 핵폭발이나 방사능의 영향으로 생겨나는 것일까? 그렇담, 그런 류의 핵폭발이나 핵전쟁은 향후에 일어나지 말아야 할텐데... 아름다운 지구가 그런 식으로 사막화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