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아이싱 러브, 원 모어 점프 당찬 여주 피겨 금메달도 사랑도 쟁취

<아이싱 러브>는 '피겨 스케이팅'을 소재로 한 아카이시 미치요(Akaishi Michiyo)의 일본 순정 만화다. 1993년 제39회 '소학관(쇼카쿠칸) 만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이 작품의 원 제목은 <원 모어 점프>..

'피겨 스케이팅' 소재 선후배 작품들


이 스포츠물을 마키무라 사토루의 같은 '피겨' 소재 만화 <사랑의 아랑훼스>와 비슷한 시기에 읽었는데, 두 작품 느낌이 많이 다르다. 더 오래 전에 나온 <사랑의 아랑훼스>는 주인공들 비주얼도 동나잇대에 많이 성숙해 보였던 옛날 스타일이고 스토리가 좀 더 깊이 있고 진지한 느낌, 이후에 나온 <아이싱 러브=원 모어 점프>는 젊은층 타겟의 주중 TV극이 인기 끌었던 시절에 나온 '처음부터 끝까지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높은 시청률의 재미난 미니 시리즈'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아카이시 미치요(あかいしみちよ)의 <원 모어 점프(ワンモアジャンプ)>에서 국가 대표 출신 엄마 아빠가 '피켜 스케이트 코치'로 일하고 있는 스케이트 가정의 자녀 중 쌍둥이 오빠인 '나나세 코우'가 해적판 <아이싱 러브>에 와선 '유은황', 여동생 '나나세 미카도'는 '유은제'로 등장한다.

해외 원정을 간 쌍둥이 아버지가 러시아에서 교통 사고를 당해 사망하고, 3년 뒤 정비차에 치일 뻔한 아이를 구하려다 은제 오빠인 은황도 사망하게 된다. 남편에 이어 아들까지 잃은 그 엄마가 쇼크 받아서 실어증, 자폐증 비슷한 증상으로 한동안 병원에 쭉 있게 되고... 어느날, 러시아에서 '토마'라는 연상의 혼혈남이 찾아와 미성년자인 은제를 돌보게 된다.

알고 보니, 이복 여동생 아니었다


초반에 '아빠 친구 아들'이라 말은 했지만, 은제 아빠인 유은건이 러시아에 왔을 때 '토마(=알렉산더)와 그 엄마'를 많이 보살펴 주었고 어린 그에게 아이스 스케이트를 가르쳐 주기도 했던지라 이 남주는 자신이 유은건의 아들이고 은제가 이복 여동생이 아닐까 그런 생각으로 여주를 보살펴 준 것 같았다. 나중에 '토마'는 유은건의 같은 업계 친구인 배동마의 아들(사생아)인 걸로 밝혀진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난봉꾼 배동마는 씨만 뿌려놓고 이 러시아 모자를 거의 방치하다시피 했으며, 친구인 유은건이 러시아에 들를 때마다 토마의 아빠 노릇한 분위기. 그가 한국에 있는 쌍둥이 자녀의 '어린 시절부터의 사진'도 많이 보여주었기에, 토마는 실제로 만나게 된 은제를 친근하게 느끼고 여동생처럼 생각하게 된다.

러시아에선 2번 째 이름을 아버지에게서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이름이 알렉산더 토마 루시코프...(동마 아들 토마. 하지만 남주는 한동안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듯하다.) 러시아에서 '알렉산더'의 애칭이 '사샤'라는데, 중반부에 피겨 선수 출신 '사샤'의 여친이자 페어 파트너였던 '타샤(타치아나)'가 등장하여 이 '사샤 & 타샤' 커플이 남주를 짝사랑하는 '은제'를 시무룩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싱 러브> 결말부에 사샤(=토마)는 결국 여주인공 은제와 맺어지게 되는데...

여주인공의 사랑 파트


'미인박명' 증명 캐릭터인 이 만화 속 '타샤'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여파로 불치병(피폭증)에 걸려 투병하다 사망하게 되고, 가정 상황이 힘들어진 와중에도 특유의 근성과 열정으로 국가 대표 선수로 쭉쭉 뻗어 나가던 <아이싱 러브=원 모어 점프(One More Jump)>의 당찬 여주인공 은제(미카도)는 올림픽 싱글 & 페어 경기 모두에서 '금메달'도 따고 마지막에 어부지리격으로 '사랑'도 쟁취하게 된다.

보는 입장에서, 작중 '사샤 & 타샤' 커플이 무척 잘 어울린다고 느껴졌다. 여주인공 은제는 넘넘 귀엽지만 아직 애 같은 느낌이 강하고 '타샤'는 작중 각 국가 대표 여자 피겨 선수들 중 가장 여성미 넘치게 참하고 예쁜 얼굴인지라...

그치만 스토리 상 남주 '사샤(토마)'는 여주 '은제'와 맺어지는 결말이고, 작가도 죽음으로 끊어진 샤샤 커플이 좀 안타깝다고 느꼈던 건지 본 내용 말미에 '(환상 속에서) 웨딩 드레스 입은 타샤가 사샤와 결혼하는 내용의 그림'을 집어넣은 채 극을 마무리하였다.

<아이싱 러브> 마지막 부분에, 다리 부상으로 선수 생활 그만 둔 토마가 복귀하여 여주 은제와 페어를 이뤄 금메달을 딴 뒤 둘의 키스씬으로 맺어졌음을 암시하는 장면이 나온다. 바로 뒤에 '11년 전 소년 시절의 토마가 다치아나와 러시아에서 처음 만났을 때의 에피소드'가 등장하며, 그때 사랑에 빠진 타샤(다치아나)가 그와 미래에 결혼하길 바라는 '웨딩씬 상상 장면'이 나와 이 만화의 맨 마지막 장을 장식해 버린다.

그 여인은 사망했기에 실제 상황 아니고 <아이싱 러브> 본 내용은 '토마(사샤)-은제' 커플로 끝맺은 것이지만, 어쩌다 보니 이 만화의 남자 주인공은 '그림 묘사'로 첫사랑 여인 '타샤'하고도 여주인공 '은제'하고도 다 맺어지는 결말을 맞게 된 것 같다.

이 만화 속 '알렉산더 토마 루시코프'는 5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 스케이터'이다. 러시아 국가 대표 선수로서 한동안 잘나가던 그가 어느날 '의문의 교통 사고'를 당해 다리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그만 두게 되는데... 이 사고로, 당시에 같은 차에 타고 있었던 그의 엄마와 은제 아빠 유은건이 사망하게 된 것이었다.

단순 반전일까? 아님, 스토리를 바꾼 것일까?


업계엔, 토마의 재능을 질투한 미국 선수 '라리 데이 티파니'가 그 의문의 사고를 일으켜 토마를 은퇴하게 만들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라리와 잠시 교제했던 러시아 여성이 정비 공장집 딸인데, 그 시기에 토마네 자동차가 그녀의 정비소를 거친 뒤 사고가 났었기에... 연하인 토마가 금메달을 따게 되자, 자기보다 나이 어린 애한테 패배당하는 건 용납 못하는 라리가 일부러 사고를 일으켰을 거라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던 것이다. 여러 정황 상...

후반부에 그 사건의 주범은 '라리'가 아닌 '라리의 재벌 아빠'로 밝혀지게 된다. 라리 아빠가 페어 경기 전 사람 시켜서 다시 토마를 해치려 할 때, 오히려 '라리'가 나서서 '토마'를 구해주는 설정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아들이 하는 일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기왕 시작해 버린 거 '자신의 아들이 남한테 지는 꼴은 절대 못 보겠다는 아비의 비틀린 심리'로 벌인 일이었던 것) 중반부까진 절대 라리가 범인인 것 같은 스토리였기에... 그게 '반전'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연재 도중 이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작가가 '스토리를 바꾼 것'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릴레함메르 올림픽> 여자 싱글 경기에서 '실력 아닌 우연(?)'으로 유은제가 금메달을 땄다며 은메달에 그친 미국의 여자 피겨 선수 '죠디'가 분해 하자, 미국의 남자 피겨 대표인 '라리'가 복수해 주겠다며 은제를 해치려 하는 내용이 여러 차례 등장했기에... 남녀 금메달리스트로서 같이 페어 공연(모범 경기)하자며 은제를 끌어들인 라리는 연습 때도 '리프트(남자가 여자를 들어올리는 동작)' 도중 은제를 내동댕이칠 생각을 했었고(최소 중상-사망까지도 갈 수 있는 행동), 그게 미수에 그치자 본공연 때 그걸 실행하려고 했던 위험한 빌런캐였다. '바닥에 머리부터 떨어지겠지?' 그런 생각까지 하면서...

다행히 은제가 '공연하는 극의 상황'에 더 잘 맞을 거라며 '리프트 급 중단'시키고 '남자의 어깨를 짚고 넘어가는 동작'으로 바꿔서 그의 덫에서 벗어났지만, 라리는 분명 위험한 방식으로 여주를 해칠 생각 했던 인물이라고! 그랬는데... 결말부에 가서 섭녀(은제 라이벌 연우)랑 연애도 시켜주고 '얘 알고 보면 괜찮은 놈이었어요'로 스토리가 흘러가니까, 연재 도중 '라리'란 등장 인물이 인기 끈 탓에 '빌런->생각보다 괜찮은 인물'로 노선 변경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 들었다. 이 만화에서의 '라리'가 비주얼도 꽤 좋고 경기하는 모습도 엄청 멋진 편인데, 그래서 좋아하는 독자들이 생기니 중간에 '괜찮은 캐릭터'로 바꿔버린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스포츠물 <아이싱 러브>의 연우는 배우물 <유리가면>의 아유미처럼 여주인공의 천재적 재능을 알아보구선 저대로 '쟤는 오늘부터 내 라이벌임. 지지 않을 거야!' 하는 캐릭터이다. 좀 까칠하고 이기적인 면도 있지만, 이 캐릭터 역시 나쁘게만 흘러가진 않는다.

국가 대표 선수 여주인공의 금메달 도전기


다리 부상 후 은퇴하게 된 토마는 한국에서 은제의 코치로서 그녀의 숨어있던 재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준다. 국내 사정으로 그가 은제 코치를 그만 두게 되었지만, 알고 보면 '스케이터로서 타고난 천재'였을지 모를 은제는 여러 저항을 다 뚫고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따게 된다.(이 시점부턴 퇴원한 은제 엄마가 딸의 '코치'로 활약)

몇 년 뒤 '라리-연우'와 '토마-은제'가 페어 경기에서 다시 라이벌로 맞붙는다. 중병에 걸린 토마가 마지막일지 모른다 생각하며 다시 스케이터로서 복귀하는데, 생부인 배동마가 골수 이식해줘서 회복한 뒤 은제와 페어 선수로 경기에 참가하는 스토리다. 부상 입은 다리 사정으로 오래 탈 수는 없는 토마와 은제 커플은 획기적인 프로그램과 특유의 팀웍으로 실력파 '라리-연우'를 제치고 결국 금메달을 획득하게 된다. 은제가 '싱글'에서 '페어'로 전환한 후 제일 먼저 팀을 이룬 선수는 토마의 배다른 남동생인 용준이었다.(은제를 짝사랑하는 캐릭터)

작중 피겨 스케이터로서 은제의 가장 큰 장점은 '트리플 엑셀'인데, 매우 높게 점프한다. 금메달리스트인 은제의 명성에 비해 당시 무명이었던 용준 역시 '탁월한 점프력'을 자랑한다. 서로의 장점을 살릴 수 있게 프로그램도 잘 짜여졌고 둘이 더 잘될 수 있었지만, 경기 직전 '라리 아빠가 보낸 이'가 용준을 계단에서 밀어버린 탓에 제대로 기량 발휘 못하여 이 페어는 5위에 그치고 만다.(라리의 재벌 아빠, 완전 악당!)

여자 피겨 스케이팅 선수 중 (러시아 근처인) 베랄시의 타샤와 연우는 '예술'파, 미국 선수인 죠디와 주인공인 은제는 '기술'파로, 경기에서 보여주는 프로그램과 각자가 지닌 장점이 다르다.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한 전력이 있으며, 은제가 금메달 딴 그 올림픽에서도 경기 도중 링크에서 쓰러지지 않았다면 금메달 땄을지 모를 타샤의 경기는 확실히 은제의 그것과는 다르다. 정지된 화면이지만, 이 만화는 등장 인물들의 경기 장면에서 큰 재미를 준다.

스케이트 신발 신고 '빙상'에서 발레도 하고, 현대 무용도 하고, 트리플 더블 엑셀 3번 연속 콤비네이션 같은 점프도 하고, 남녀 페어 경기에서 리프트, 데스 스파이럴 같은 동작 보여주는 피겨 스케이팅.. 무슨 서커스나 마술 하는 것처럼 내겐 그저 신기한 동작들이다.

'정지된 화면의 피겨 스케이팅 경기'도 재미있었던 만화


이런 만화가 '움직이는 영상'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면 참 좋을텐데... '피겨 스케이팅'을 소재로 한 <원 모어 점프> 안에 '피터팬, 인어 공주, 스타 워즈, 나폴레옹, 미스 사이공, 로빈훗, 백조의 호수' 같은 우리가 아는 이야기들과 그걸 형상화한 프로그램, 알 법한 음악들이 나온다. 그걸 컬러풀한 움직임 영상으로 보고, 귀로 듣고 하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아카이시 미치요(赤石路代)의 피겨 로맨스 만화 <원 모어 점프>에 나오는 남자 싱글, 여자 싱글, 남녀 페어 경기에서 보여주는 동작들이 '예술적 요소'는 그것대로 '기술적 요소'는 또 그것대로 큰 볼거리던데, 그걸 '움직임 강한 동영상'으로 보면 감흥이 엄청날 것 같다.

<원 모어 점프>는 특히 '귀엽고 당찬 여주인공'이 힘든 가정 상황과 뜻대로 되지 않는 애정사 한가운데서도 (여주가 좀 답답했던 딴동네 만화와는 달리) 흔들리지 않고 자기 기량 잘 발휘하고 기특한 모습 보여줘서 나름의 편안함이 있는 작품이다.

이런 재미난 '만화'가 '애니메이션'으로까지 만들어지는 건...힘든 일일까? 그렇게까지 많이 유명하진 않아서...어렵겠지? 어쨌든, 은반의 제왕인 여주인공이 '피겨 스케이팅' 싱글-페어 부분 모두에서 금메달도 따고 사랑도 쟁취하는 만화 <아이싱 러브=원 모어 점프>는 무척 재미있었다.